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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각풀기

편두통

최자매들 2018. 2. 26. 02:42

금요일부터 편두통이 심했다.
원래도 편두통을 달고 사는 나기에 약만 먹으면 괜찮아지겠거니 하고 퇴근을 했다.
가는 동안에도 두통이 점점 심해지더니 잠깐 다른곳에 들렀다 가는데 가로등, 간판 빛들에 눈도 못 뜰만큼 머리가 아파왔다.
보통의 편두통은 눈 주위가 욱씬거리고 빛에 민감하고 귀가 울리는 정도(보통이라기에 힘든 과정임은 매한가지다)인데 이날따라 머리 전체가 쥐라도 난 듯이 경련처럼 떨리기도 했다.
점점 심해지는 것이 얼굴근육까지 움찔거리듯 하고, 눈을 꼭 감고 두피 마사지 하듯 머리를 쥐었다 놨다 해도 잠시 몇초만 멈추었다 다시 욱씬거리는 증상이 오길 몇번, 실눈을 뜨고 작게 신음소리를 내며 집까지 10분이 넘게 걸어와야 했다.
두통약을 먹고 누우면 나아지려니 한 마음도 금세 바보같은 생각이었던걸 깨달았다.
누워 자려해도 두통은 더욱 심해졌고 숨이 가빠지며 호흡이 힘들어졌다.
편두통 때문에 죽은 사람이 있다는 글을 본 기억이 났다.
깊은 숨을 쉬려고 노력을 해도 호흡을 멈추기 일쑤였다.
새삼 집에 혼자 있으니 외롭구나, 힘들구나 싶었다.
내일 아침엔 엄마한테 전화를 해야지.
하곤 어느 새 잠이 들었다.

새벽에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는데, 잠들었을 딴 없어진 듯했던 두통이 다시 와서 약을 하나 더 먹고 잤다.
5시반쯤 잠에서 깼다. 머리는 나은 것 같았다.
어찌나 기나긴 밤이었던지.
앞으로 두통 기미가 보이면 바로 약을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.
편두통도 유전이라 엄마도 항상 편두통에 시달렸다. 평소에 그리 건강하던 엄마도 한번 앓아 누우면 크게 앓았다.
아빠가 아픈건 본 적이 없다.
나는 엄마를 닮아 만성편두통에 한번 아프면 크게 앓아눕는다.
집에 약이 많은데, 회사에 갖다두질 않은 것이 큰 실수였다.
다음주엔 비상약을 준비해야지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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